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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키런의 아버지, 데브시스터즈 김종흔 대표님의 조언 [인턴십 회사 대표님 인터뷰]
    UKOV KNOWHOW 2013. 9. 4. 02:13

    지난 15일 광복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가 있었다. 바로 쿠키런 업데이트’. 쿠키런은 대한민국에 소위 달리기 게임의 열풍을 몰고 온 게임 중 하나로 쉬운 조작법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쿠키런 유저 중 데브시스터즈라는 이름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최근에 이사를 마친 데브시스터즈 사무실 입구의 모습)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의 제작사로 게임의 모태가 되는 오븐브레이크를 통해 이미 2009년 세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팀이다. UKOV 8기 이상협 군이 여름 인턴으로 합류했던 팀이기도 하다.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여름의 끝자락, 8 28. UKOV 단원들이 데브시스터즈를 직접 방문해 김종흔 대표님을 만나봤다.



    김종흔 대표


    <프로필>  

    스탠포드 MBA 

    LG전자 미국지사 

    실리콘밸리 스톰벤처스 투자업무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






    Q: 대표님, 안녕하세요.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한국의 경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이 본인의 경력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수요가 적다. 하지만 데브시스터즈는 직원 채용의 기준을 낮추지 않으려고 한다. 스타트업 직원이 대기업 직원과 비교했을 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직원 한 명이 각 파트의 책임자가 되기 때문에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쿠키런도 개발 초기에는 클라이언트 개발, 카카오 API, 결제 파트를 각각 1명씩 도맡아서 책임소재가 명확했다. 이런 경우 그 분야는 본인의 책임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자기 주장이 확실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 잘 어울린다. 의사결정과 책임이 부담스럽고 회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스타트업 직원이 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

     

    Q: 대학생 인턴십에 대한 데브시스터즈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이번에 UKOV와 함께 진행한 여름 인턴이 처음으로 시도한 인턴십 프로그램이었다. 인터뷰는 1차 실무면접과 2차 인성면접으로 이루어졌고, 출근 첫 날부터 바로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인턴은 보통 일정 수준의 교육을 진행 한 뒤 업무 배치를 해야 하지만 데브시스터즈 같은 스타트업에선 그런 교육에 리소스를 투입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상협 군이 국민 쿠키 '좀비 쿠키'의 탈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턴이라도 첫 날부터 자신의 분야에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이번에 함께 한 상협 님의 경우 마침 사내에서 상표와 관련된 사업이 진행되고 있을 때 관련된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시에 투입될 수 있었다. 데브시스터즈의 경우 공격적으로 인재영입을 하는 것은 아니고 추천에 의한 채용이 기본 전제이다. 정기적인 공채 프로그램 역시 없으며 모든 채용은 필요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

     



     

    Q: 보통 게임 기획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다양한 접근법이 있을 수 있지만 게임은 매우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쿠키런도 한 페이지의 기획서에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 내에 배치된 모든 요소들이 왜 그렇게 배치되었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Q: 덧붙여서 게임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익화를 염두에 두시는지?

     

    A: 물론이다. 처음부터 수익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기획한다. 게임시장은 게임 자체를 돈을 지불하고 구매 하는 유료게임(paid-game)에서 게임 자체는 무료지만 좀 더 나은 환경을 위해서는 아이템을 돈 주고 구매해야 하는 부분유료화(in-app purchase)의 프리미엄(freemium) 모델로 전환되었다.

     

    오븐 브레이크는 유료게임이었고 이를 새로운 모델로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기존 사용자들이 경험을 조정하기를 강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변화에 맞게 수정하기도 했지만 오븐브레이크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구성해 나온 게임이 쿠키런이다.

     

    덧붙여 서비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성공할 이유가 최소한 15가지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크게 3개의 분야 Play, Social, Monetization 를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데, 성공하는 모바일 게임은 각 분야마다 15개씩, 45개의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정한다. 그리고 게임을 출시하고 각 이유(가설)들을 검증한 뒤 적용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 계속 새로운 가설을 채워 넣는다. 이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한다.

     

    Q: 회사 운영에 관해서는 특별히 정해둔 철학이 있으신지요?

     

    A: 좋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초창기 데브시스터즈는 10명의 팀원이 창문도 없는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지금까지 4번의 이사를 했는데, 오피스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일, 좋은 팀도 중요하고 그 만큼 좋은 공간도 중요하다.

     


    (사무실 내 풍경은 마치 이 곳이 카페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왜냐하면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데, 좋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CEO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재를 채용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마치 게임처럼, 한 번이라도 방문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게끔 만드는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Q: 올 상반기 HOT했던 쿠키런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출시 당시 초기의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A: 초기 목표는 DAU(Daily Active User) 100만에 그 중 1%가 하루에 10,000원씩 결제해서 일 매출 1억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5일만에 달성되었다.

     

    모바일에서는 유저의 모든 액션을 파악 할 수 있다. 심지어 초당 몇 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도 체크한다. 항상 사용자들의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려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이 게임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은 침대에 누워서 잠들기 전인 밤 10시부터 12시 사이다.

     

    Q: 현재 쿠키런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차기작에 대한 고민은 없으셨는지..

     

    A: 쿠키런에 집중한다. 스타트업은 리소스를 배분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 그리고 게임시장은 치열하다. 모바일 게임은 기존 게임 시장과 다르게 게임을 출시하면 끝나는 시장이 아니라 게임 출시 이후부터가 시작이다. 온라인 게임이나 콘솔 게임은 영화 제작과 비슷하다. 개봉 채널을 늘리고, 시사회와 사전 마케팅에 집중하고, 개봉하고 나면 손 놓고 지켜보면 된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은 드라마와 같아서 장기적으로 촬영이 지속되고,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기도 한다. 쿠키런 역시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고, 확장과 수익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쿠키런은 2009년 앱 스토어의 등장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처음 오븐브레이크로 시작했고, 이후에 카카오 플랫폼과 함께 국내로 들어왔다. 중요한 건 항상 어떤 파도가 오는지를 확인하고 그 흐름을 잘 타는 일이다.

     


     

    (좌: 오븐브레이크, 우: 쿠키런)



    Q: 그렇다면 향후 쿠키런의 세계 시장 진출은 계획되어 있습니까?

     

    A: 우리는 오븐브레이크를 iOS 기반의 세계 시장에서 먼저 시작했었다. 이후 쿠키런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넘어왔다. ,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세계 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경험이 없다.

     

    앞으로 시장을 연구하고 지켜볼 것이다. 국내의 경우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비교적 수월하게 진입했지만 각 국가별로 어떤 플랫폼을 선택해 나갈 지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개별 국가의 상황에 맞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종흔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전력을 다하고 있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모든 질문에는 완벽하게 여러 번 검토 된 대답이 나오고 거기엔 일체의 망설임이나 모호함도 없다. 얼마나 많은 고민의 끝에 쿠키런이 탄생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븐에서 쿠키가 탈출하는 게임이라는 이 간단한 설명 뒤에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또한 시장을 얼마나 냉정하게 쪼개고 분석하여 접근했는지도 마찬가지다.

     


    (좀비쿠키와 함께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는 UKOV 단원들의 모습)



    누군가는 스타트업을 하면서 정보와 데이터가 무슨 소용이냐, 직관적으로 기존에 없던 걸 내놓으면 된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반드시 옳은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직관적인 접근이 정답이 되는 것이 아닌 직관적인 접근 중 소비자에게 선택된 것이 정답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좋은 가설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실제 제품에 적용시키는 자세가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가 아닐까 한다. 김대표님과의 만남은 마치 무사의 검처럼, 시야가 트인 상태에서 정확한 동작으로 사용하는 직관과 어둠 속에서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상상은 그 결과가 판이하게 다를 수 있음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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